"모르쇠"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일부러 모른다고 발뺌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우리말 표현입니다. 흔히 책임 회피나 의도적인 침묵의 맥락에서 쓰이며, 말 그대로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하는 상황을 풍자하거나 비판할 때 사용됩니다.
의미와 어원
어원적 배경
- ‘모르쇠’는 ‘모르다’와 옛말 어미 ‘-쇠’가 결합된 형태로, 과거에는 말끝을 낮추어 부정하거나 모른다고 할 때 쓰였던 표현입니다.
- 현대에는 특정한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태도, 또는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적인 무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용례와 쓰임
- 기자가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 아이는 방금까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누가 망가뜨렸냐는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입을 꾹 다물었다.
실생활 예시
예시 1: 정치인의 회피
청문회에서 모 정치인은 여러 의혹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른바 '모르쇠 전략'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예시 2: 일상 속의 모르쇠
형이 엄마 지갑에서 돈을 꺼낸 걸 목격했지만, 동생은 자신이 봤다는 말을 못 하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양심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한 결과였다.
관련 심리 개념
회피적 대처 (Avoidant Coping)
-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피하거나 외면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심리적 경향.
- 모르쇠 태도는 이 회피적 대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음.
인지적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
- 자신의 행동이나 신념이 충돌할 때, 불편한 감정을 줄이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거나 부인하는 경향.
- 모르쇠는 책임이나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무의식적 방어 기제일 수 있음.
유사한 표현 및 영어 속담
한국어 표현
- 시치미 떼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하는 태도.
- 잡아떼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부인하다.
영어 표현
- Play dumb: 일부러 모른 척하다.
- Plead ignorance: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다 (종종 변명이나 방어 수단으로).
반대 의미의 표현
속담 및 표현
- 내 탓이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함.
- 사필귀정: 결국 모든 일은 올바르게 돌아간다는 뜻으로, 진실을 감출 수 없음을 내포.
고사성어
- 시인자명(是認自明): 옳음을 인정하면 저절로 분명해진다는 뜻.
- 명명백백(明明白白): 사실이나 진실이 매우 분명함.
교훈과 성찰
"모르쇠"는 때로는 자기 보호를 위한 선택일 수 있지만, 반복되면 신뢰를 잃게 하고,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특히 공적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에서는 모르쇠가 도덕적 회피로 비춰질 수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용기 있는 인정과 책임 있는 태도가야말로 신뢰받는 인간관계를 이루는 기반이 됩니다. 우리가 말을 아끼더라도, 진실을 모르는 척 외면하지 않는 태도는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