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신조어 "테토남"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영향으로 형성된 성향을 지닌 남성을 의미한다. 이 용어는 2021년 다이어트 크리에이터 이상수의 블로그 포스팅을 기원으로 하여 2024~2025년 인스타툰과 유튜브를 통해 대중화되었으며, MZ세대를 중심으로 MBTI를 대체할 새로운 성격 유형 분류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토남은 리더십, 결단력, 주도적인 성격을 특징으로 하며, 반대 개념인 "에겐남"(에스트로겐 남성)과 비교해 감정 표현 방식, 연애 스타일, 사회적 행동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어원과 개념적 배경
1. 호르몬 이론에서 파생된 성향 분류
"테토남"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남성"을 결합한 축약어로, 생물학적 호르몬 수치가 아닌 심리적 성향을 반영한다.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을 기반으로 한 "에겐남"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초기에는 연애 관계에서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창안되었으나, 점차 개인의 성격 전반을 규정하는 용어로 확장되었다. 예를 들어, 테토남은 문제 해결 시 논리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반면, 에겐남은 감정적 공감과 조화를 우선시한다.
2. 문화적 확산 과정
이 개념은 2024년 인스타툰 작가 "내쪼"의 웹툰 〈테토남 에겐남 구분법〉이 26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유튜버 한가인이 자신을 "테토녀"로, 배우 연정훈을 "에겐남"으로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대중적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현재는 타입스(Types)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28문항의 성향 테스트에 63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디지털 세대의 자기 정체성 탐구 도구로 자리잡았다.
주요 특징과 행동 양상
1. 개인적 성향
테토남은 리더십과 독립성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집단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자처하며, 갈등 상황에서도 정면 돌파 방식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동료 간 의견 충돌 시 감정적 설전보다는 사실 중심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기 관리에 철저하여 체력 단련이나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개인이 경쟁적 성향을 갖는다는 일본의 연구 결과와 맥락을 함께한다.
2. 대인 관계 및 연애 스타일
연애 영역에서 테토남은 직접적이고 솔직한 표현을 선호한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언어나 행동으로 명확히 전달하며, 데이트 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에겐남이 상대의 기분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과 달리, 테토남은 파트너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예: 문제 해결,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한 연구 참가자는 "테토남과 연애할 때는 안전감은 느끼지만, 때로는 무뚝뚝함이 서운할 때도 있다"고 진술했다.
3. 외모와 패션
테토남의 외적 특징은 남성적 이미지가 강조된다. 선이 굵은 이목구비와 근육질 체형이 스테레오타입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패션에서도 이를 반영한다. 심플한 베이직 웨어(예: 티셔츠, 청바지)를 선호하며, 액세서리 사용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에겐남은 부드러운 색조의 의상과 세련된 액세서리로 감성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사회적 영향과 논란
1. 세대 간 문화 코드
테토남/에겐남 구분법은 Z세대에게서 MBTI의 후속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2025년 3월 기준, 관련 키워드의 SNS 언급량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으며, 아이돌 그룹을 유형별로 분류하는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는 #테토남_꼬시기 해시태그 아래 데이트 팁이 공유되며, 밈(meme) 문화와 결합되어 재치 있는 유행어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2. 학계의 비판적 시각
일부 전문가는 이 분류법이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호르몬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비해 미미한 수준으로, 단순화된 이분법이 개인의 복잡성을 무시할 수 있다. 실제로 테토남으로 분류된 개인들 사이에서도 감정 표현의 정도나 리더십 스타일은 상이하며, 이는 성향 테스트의 한계로 작용한다.
테토남과 유사 개념의 비교
1. 역사적 유사 트렌드
2000년대 "육식남/초식남" 구분과 비교할 때, 테토남/에겐남 이론은 성향의 다층성을 더욱 세분화했다. 육식남이 단순히 적극적인 연애 스타일을 의미했다면, 테토남은 직장 내 리더십이나 일상적 의사결정 방식까지 포괄한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회의에서 테토남은 아이디어를 적극 제안하는 반면, 에겐남은 팀원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2. 글로벌 트렌드와의 차별성
서구의 "알파/베타 남성" 분류와 달리 테토남 이론은 호르몬의 생물학적 영향을 의도적으로 각색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이는 한국 특유의 "과학적" 소통 문화를 반영하며, 젊은 세대가 복잡한 인간 관계를 호르몬이라는 매개체로 해석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호르몬과 성격의 인과관계를 과장한다는 비판도 동반한다.
결론: 신조어가 반영한 사회적 의미
테토남 현상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정체성 탐색 욕구와 소통의 효율성 추구가 결합된 결과다. 복잡한 인간 관계를 몇 가지 키워드로 압축해 빠르게 공유하는 방식은 현대 사회의 정보 과부하 현상을 우회하는 전략이자, 세대 간 이해를 도모하는 새로운 언어로 기능한다. 그러나 성향 테스트 결과를 절대적인 잣대로 사용할 경우 개인의 다면성을 간과할 수 있으므로, 유행어의 한계를 인지한 건강한 활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