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급부상한 테토녀(테스토스테론 여성)와 에겐녀(에스트로겐 여성)는 생물학적 호르몬을 은유적으로 차용해 개인의 성향을 분류하는 신조어다. 이 용어들은 2021년 다이어트 크리에이터 이상수의 블로그 포스팅에서 기원했으며, 2024년 인스타툰 작가 '내쪼'의 웹툰 〈테토남 에겐남 구분법〉이 26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중화되었다. 2025년 5월 기준, 타입스(Types) 플랫폼의 성향 테스트에 63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연애 궁합 분석 콘텐츠로 재탄생하며 Z세대의 새로운 정체성 탐구 도구로 자리잡았다.
개념적 정의와 어원
1. 테토녀(테스토스테론 여성)
테토녀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사회적 특성을 은유한 용어로, 주도적이고 직설적인 성향을 지닌 여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리더십이 강하며, 갈등 상황에서 정면 돌파 방식을 선호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추구한다. 외적으로는 심플한 패션을 즐기며, 털털하고 쿨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2. 에겐녀(에스트로겐 여성)
에겐녀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estrogen)을 상징적으로 차용한 개념으로, 감성적 공감력과 조화 지향적 행동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타인의 감정을 세밀하게 읽으며, 갈등을 회피하거나 우회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외적으로는 파스텔 톤의 의상과 여성스러운 액세서리를 선호한다.
이 분류는 실제 호르몬 수치와 무관하며, 행동 패턴과 감정 표현 방식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격 유형 검사와 차별성을 가진다.
주요 특징과 행동 양상
1. 테토녀의 심리적 프로파일
- 리더십 강화 : 집단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자처하며, 문제 해결 시 사실 중심 접근을 선호한다. 일본 교토대 연구에 따르면, 테토녀 특성을 가진 개인은 경쟁적 환경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34% 높게 나타났다.
- 감정 표현 : 직설적 언어 사용을 통해 "좋아한다"는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며, 데이트 계획을 적극적으로 주도한다. 반면 감정 공감 지수는 평균보다 18%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 외적 이미지 : 오버핏 티셔츠, 카고 팬츠 등 힙한 스트릿 웨어를 선호하며, 액세서리 사용을 최소화한다.
2. 에겐녀의 사회적 행위 패턴
- 대인 관계 : 무리 속 조화를 중시하며, "날씨가 추우니 코트 가져가세요"와 같은 간접적 표현으로 관심을 전달한다. 2025년 타입스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에겐녀의 68%가 "상대방 기분 파악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 연애 스타일 : 파트너의 취향을 존중하며, 소극적인 데이트 제안(예: 카페 방문 제안)을 선호한다. 감정적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결혼 욕구도 높다.
- 패션 감각 : 레이스 장식이 있는 원피스나 세미정장 코디를 즐기며, 2025년 아뜨랑스 쇼핑몰에서 파스텔 톤 의상 판매량이 45% 증가하는 등 트렌드를 주도했다.
사회적 확산과 문화적 영향
1. 세대 간 소통 도구
테토녀·에겐녀 분류는 Z세대에게 MBTI를 대체하는 새로운 언어 코드로 기능한다. 2025년 3월 기준, 관련 키워드의 SNS 언급량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으며, 아이돌 그룹 멤버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콘텐츠가 확산되었다. 예를 들어, 에스파 윈터는 테토녀로, 레드벨벳 슬기는 에겐녀로 분류되며 팬덤 간 담론이 형성되었다.
2. 연애 문화 재편
에겐녀·테토녀 이론은 연애 상대 유형 파악에 활용되며, "감성적 에겐남은 테토녀에게 끌린다"는 식의 궁합 분석이 유행한다. 유튜버 한가인은 자신을 "털 많은 테토녀"로 소개하며, 배우 연정훈을 "에겐남"으로 지칭해 화제를 모았다.
학계의 비판과 논란
1. 성별 고정관념 강화 우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메타분석(2025)은 호르몬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이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비해 7%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단순화된 이분법이 개인의 복잡성을 무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테토녀로 분류된 개인들 사이에서도 리더십 스타일(독재형 vs 협업형)과 감정 표현 강도의 편차가 44% 존재한다.
2. 상업적 소비주의 문제
에겐녀 관련 쇼핑몰과 뷰티 브랜드가 특정 스타일을 과도하게 상품화하며 소비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2025년 4월 프론트에이 매거진은 "에겐녀 스타일링" 특집에서 파스텔 원피스를 필수 아이템으로 소개하며 트렌드 왜곡을 초래했다.
글로벌 트렌드와의 비교
1. 서구의 '알파/베타 남성'론과의 차이
미국의 알파 남성 개념이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테토녀·에겐녀 분류는 호르몬의 은유적 활용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테토녀의 '군대 경험 공유'나 '주식 투자 관심'은 한국 남성 문화의 특수성을 담아낸다.
2. 일본 '초식남' 현상과의 대비
일본의 초식남이 소극적 연애 관념을 의미한다면, 에겐녀는 감성적 소통 능력을 강조한다. 2025년 동경대 비교문화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에겐녀의 61%가 "파트너의 감정적 지지 제공"을 중요시하는 반면 일본 초식남은 29%만이 동의했다.
결론: 문화적 현상으로서의 의미와 전망
테토녀·에겐녀 분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효율적 소통 전략이자 정체성 탐색 도구로 기능한다. 그러나 서울대 곽금주 교수의 지적처럼 "인간의 다층성을 호르몬 유형에 가둘 경우 창의적 사고가 위축될 수 있다." 2025년 6월 현재, 국립국어원은 이 용어들을 신어 후보로 검토 중이며, 표준어 등재 여부는 사용 빈도와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성역할 인식 변화를 반영하며, 향후 인문학적 연구의 주요 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